반짝 빛난 나의 2023년 회고
요즘 회사생활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며 나 자신을 너무 돌아보지 않는 것 같아, 새로운 해도 맞이할겸 2023년 회고를 적어본다. 2023년은 어른이 됨과 동시에 생애 처음으로 취업을 성공한 해여서 취업
, 나의 방향성
,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해야할 것
이 굵직한 3가지 키워드로 한 해를 돌아보며 회고해보려고 한다.
취업
취업에 성공한 것은 지금까지 필자의 삶 20년중에서 제일 큰 가치를 가지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일이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중학교 시절 우연히 코딩을 접하게 되고,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등학교에 입학해 3년동안 프론트엔드 개발 공부를 했다. 처음에 입학했을 때,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누구나 인정할만한 회사에 취직을 하자!” 라는 필자 나름의 목표가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2년을 보내고, 막상 3학년이 되고 취업시장에 뛰어들어보니 내가 예상하던 개발 직군 시장의 온도와 현실의 온도는 많이 달랐다.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기 어려운 경제상황과 맞부딪치면서 여러 기업들이 꼭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였다. 2년동안 막연히 “열심히 하면 좋은데 가겠지”, “노력하면 좋은데 가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해온 필자로서는 한방 쎄게 얻어맞은 느낌이였다.
원티드와 별도의 채용 페이지에 넣은 서류들이 광탈하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한숨만 늘어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위기가 왔을때 위기를 모르는 것이 진짜 위기다 라는 말처럼 모른척 할 수 없었기에 그제서라도 열심히 취업준비를 했다. 필자가 당시에 취업준비를 위해서 했던 것은 기본적인 JS지식 공부, 사이드 프로젝트 늘리기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했던 것은 첫인상은 3초안에 정해진다는 말처럼 회사의 인사담당자, 또는 개발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첫인상을 남길지 부터 고민했던 것 같다.
실제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너무 안 하기도 했다. (처음에 필자는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따로 만드는 것이 귀찮아서, 노션을 그대로 PDF로 내보내서 지원서로 사용하였다 🥲) 그래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부터 제대로 만들었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도 무작정 만드는 것이 아닌, 나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도록 만들자 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신경 썼고,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였다.
- 회사가 원하는 사람은 무엇인지? → 내가 가고싶은 회사의 JD와 인재상이 무엇인지 조사
- 포트폴리오와 이력서가 나를 잘 어필해주고 있는지?
- 기술적 성장에 대한 몸부림이 있었는지? → 프로젝트에 적용한 기술들의 도입 이유 고민해보기
- 개발 경험이 얼마나 다양한지? → 사이드 프로젝트 여러개 진행하기
- 자신이 1인분 할 수 있는 개발자인지? → 프로젝트에서 한 일 STAR 방식으로 정리하기
- 포트폴리오가 읽기 쉬운지 → 졸업하신 선배님들에게 첨삭 요청
이 외에도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쓴다던지, 깃허브를 꾸민 다던지,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에 기여를 해본다던지 등등 어필하는 방법은 많다. 제일 중요한 것은 회사에게 자신이 받는 재화만큼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알려주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고치고 나서 바로 3개의 기업에서 서류통과를 하였고, 작년(2023년) 7월부터 비상장 증권 관리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에 취업하여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다. (덕분에 더 힘든 나날을..😅)
필자에게 이번 첫 취업은,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주제를 맞닦드리면서 진정한 현실에 대해 알게 해주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생각된다.
나의 방향성
2023년은 취업도 중요한 일이였지만, 필자의 방향성과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봤던 한 해였다. 이제 성인이 되어가는 필자로써는 방향성과 관련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다.
필자는 사실 회사에 취업을 하고 나서 1달간은 개발에 흥미를 잃었었다. “응? 갑자기 방향성의 고민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왜 뜬금없는 TMI를 이야기 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첫 직장에서 개발에 대한 흥미를 잃으면서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었다.
필자는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기존에 회사에서 어떤 한분이 사이드 프로젝트로 개발하시던 어드민 프로젝트의 유지보수를 맡았는데, 코드의 기본 뼈대는 거의 다 갖춰져있었고, 필자는 테이블, 입력 폼과 같은 UI를 만들고 API 연동을 하면 됐었다.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여서 하루하루 비슷한 코드를 짜면서 보냈다. 이 과정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개발에 흥미를 점점 잃어간듯하다. 너무 지루한 탓이였는지, 필자는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FE 리드 님과의 커피챗에서 개발에 흥미가 없어진 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 말씀을 드리고 바로 리드 님이 하신 질문이 ‘이반은 개발을 왜 하시나요?’
라는 질문이 날아왔다. 해당 질문에 필자는 말문이 턱 막혔다.
솔직히 삶을 되돌아봤을때 필자는 개발을 왜 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 개발을 왜 하는지 알려면 내가 진정으로 좋아해하고 행복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하며, 내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한다. 방금 써내려 간 문장 안에도 엄청난 스케일의 질문들이 던져졌다. 그만큼 인생이란 것은 방대하고 길며, 변덕스럽고 복잡하다. 아마도 필자는 여태까지 이런 머리아픈 고민들을 마주하기 싫어 단순하게 노력만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리드 님께서는 지금부터라도 고민해보는 것부터 이득이라고 위로해주셨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들을 대조군 삼아 나만의 목표를 찾아보라는 의미로 업계 내 유명한 시니어 개발자분들 몇 명과 커피챗 기회를 잡아주셨다.
소개해주신 분들 뿐만 아니라 필자 회사 내 PD, PM, QA Engineer 등 다양한 팀원분들과도 커피챗을 해보았다. 협업에 대한 노하우부터 현재 여기까지는 어떻게 오시게 된건지
,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 현재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으신지
등 커피를 마시며 다양한 얘기를 하였다. 어떤 분은 어려운 것을 맞닦드리는 것이 좋아서 또는 개발 업계에 자기이름을 남기고 싶어 개발을 시작하였고 어떤 분들은 돈을 버는 방법을 알기 위해 PM을, 어떤 분들은 내가 머리로만 생각하던 것을 표현 하는 것이 좋아서 PD를, 다들 정말 감탄이 나올정도로 존경스럽고 대단한 대답을 해주셨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커피챗 이후로도 많은 고민을 하였다. 나는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는 것을 좋아하는건가? 아니면 그냥 무언가 성취했을 때 그 성취감을 좋아하는건 아닐까? 아니면 그냥 평범하게 사는걸 좋아하는건 아닐까 등등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을 느낄까 라는 질문에 꼬리를 물며 고민했다.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친구들이랑 햄버거를 먹으러 갈 때 찾았다. 정말 단순히 햄버거를 먹으러 가는 길에 행복을 느꼈다. “아니, 이때까지 엄청난 서사를 늘어놓고 결론은 왜 이렇게 사소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당연하고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나, 받은 교육 다 다르기에 사람마다 행복의 기준은 다를 수 밖에 없다.
현재 필자가 정의한 나의 행복
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마음껏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노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다음 목표를 통해 이 긴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인생이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인생은 변덕스럽기에 이 목표도 언제 바뀔지 모른다. 그래도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동안의 경험을 기반으로 정의해 봤을 때 위 문장이 필자의 목표이고 행복이다.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해야할 것
앞서 정의한 나의 방향성은 단순히 직장을 다니는 정도의 생산 활동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마음껏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논다는 목표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부자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돈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당히 안일하고, 추상적이다. 그래서 나는 위와 같은 목표를 정의함과 동시에 내가 앞으로 달성해야할 액션 아이템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었다.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서 고민해야할 요소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필자는 다음 3가지를 선정해봤다.
- 내가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목표인가?
- 나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목표인가?
- 모티베이션이 충분한 목표인가?
큰 목표를 한번에 달성하는 것은 추상적이고, 너무 광범위하여 쉽게 방향성을 잃는다. 따라서 큰 목표에 대한 달성을 위해, 작은 목표로 나누어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작게 나눠진 목표도 직관적으로 실천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수치로 표현해야한다. 그리고 지속적인 목표를 달성을 위해서 성취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목표여야 한다. 또 당장 내 앞에 놓여진 미래에만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머나먼 10년 후 미래까지의 흐름을 예상하여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어느정도 우리 인생의 방향성을 안정적으로 잡아줄 수 있다.
( 너무나 안일하고 추상적인 나의 캘린더… )
이렇게 필자는 앞서 말한 여러가지 조건으로 남은 인생 10년 캘린더를 만들어보았다. 너무 조급해 보일 수도 있지만, 20살에 일찍 취업을 한 나로서는 젊은 나이에 이렇게 빠르게 대비하는 것이 나의 행복에 대해 더 빠르게 접근하는 Root-Cause 라고 생각된다. 또 인간이라는 존재로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평생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없는 노릇이기에 개인적으로 이런 고민들( 질 높은 일상생활, 노후 준비 등등.. )은 누구나 나중에 무조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이렇게 재미없는 내 소신을 곁들여서 2023년 회고를 해보았는데, 쓴 맛 나는 일도 많았고 단 맛 나는 일도 많았던 것 같다. 단맛과 쓴맛을 통해 2023년은 철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나를 조금이라도 깨어있게 해준 한 해가 아니였나 싶다. 여기까지 읽어준 독자(?)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해드린다. 독자분들도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고찰을 통해, 자신만의 목표, 행복을 찾고 이루시길 바란다.